오지민 | 42대 팀장

[UFEA를 만나다 | Interview] EP22: 39기 오지민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재 고려대학교 통계대학원에서 석사 과정 3학기째인 오지민이라고 합니다.
Q2.  UFEA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던 계기, 혹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전부터 금융을 계량적으로 다루는데 관심이 많았고, 향후 진로도 그러한 분야로 나아가고 싶어요. 그치만 제 주위에는 금융 분야 자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혼자 공부를 해도 맞게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곤 했습니다. 그러다 해당 학회를 알게 되었고, 특히 금융공학은 금융을 수리적인 방식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제가 공부했던 방식과 잘 맞을 것 같아 매력을 느꼈습니다. 더욱이 이 학회에서 활동하게 되면 저와 같이 금융에 관심있는 팀원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어요.
Q3. 이번 한 학기를 경험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활동 혹은 기억에 남는 부분이 무엇인가요?
전반적으로 다 좋았지만, 가장 만족감이 높았던 건 매크로 세션이었습니다. 학회에 들어가기 전 금융 지식을 익히고자 관련 기사를 읽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 한 것 같아요. 그러다 학회에서 여러 금융 상품의 구조에 대해 공부를 하고 난 뒤 다시 기사를 읽어보니, 그 내용에 대한 이해와 몰입도가 훨씬 좋아졌습니다. 특히 롯데손해보험의 콜옵션 관련 이슈를 읽었을 때, 제가 공부했던 금융 상품이 실제 환경에서 어떻게 다루어지는지, 어떠한 맥락과 중요성을 띠는지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학회 활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이해를 못 했지 싶어요.
Q4. 이번 기수 팀장을 맡으시게 됐는데, 팀장으로서의 활동을 결심한 계기가 궁금합니다.
이 학회에 처음 왔을 때 들은 말 중에 ‘말한 만큼 얻어갈 것이다’라는 말이 있었어요. 과연 맞는 말인 것이, 팀세미나든 정기 세미나든 그 긴 시간 동안 쉴틈없이 토론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얻어간 것이 너무나 많았어요. 그 때 회장님이 토론을 건설적으로 끌어갈 수 있게 잘 조율해준 덕에 제가 원없이 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학기에도 새로 들어온 신입들과 세미나를 가질텐데, 자신의 생각을 서슴없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팀 내 분위기 조성을 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도의적 책임으로 느껴졌어요. 때문에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람으로서 팀장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Q4-1. 그렇다면 팀장으로서의 어떤 팀장이 되고 싶으신가요? 생각하고 계신 팀 세미나의 방향성도 좋습니다.
‘금융’공학과 금융’공학’ 사이를 조율할 수 있는 팀장이 되고 싶습니다. 세미나를 하다 보면 이 학회에 있는 사람들이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고 느껴져요. 전자는 ‘금융’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가 배우는 내용들이 현업-특히 sell-side business-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싶어하는 부류입니다. 후자는 ‘공학’에 집중하여, 금융 상품의 가치측정이 수리적/수치해석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알고 싶어하는 부류에요. 두 그룹은 서로 공부해온 지식 배경,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상이한 사람들이기에 같은 내용을 두고 바라보는 시선이 놀라울 정도로 달라요. 이러한 부분에 기인하여 세미나 내에서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 같고, 개인이 교과서를 읽는 것보다 풍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더 나아가 실무를 하시는 선배분들의 말씀을 들으며, 두 관점을 모두 견지하는 것이 금융공학에서는 필수적임을 절감하였어요. 때문에 제가 진행하는 팀 세미나는 두 개의 시선으로부터 나오는 의견들이 균형 있게 교환되어, 각자 여태껏 생각해오던 방식을 놓고 다른 측면에서 사고하는 훈련하는 장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Q5. 수학을 전공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금융공학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수학도의 입장에서 보면, 금융공학이 무척 매력적인 학문입니다. 수학을 상상 이상으로 깊은 수준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그 실용성을 인정받는 학문이니까요. 다만 박사급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는 풍문을 듣게 되어, 제가 이 학문을 공부하기에는 지식이 부족하다고 여겨서 학부 시절에는 지레 겁먹고 손을 대지도 않았어요. 그러다 석사 과정에 진입할 즈음 퀀트 직무를 하다가 동기로서 석사 과정을 시작하게 된 형을 알게 되었고, 그 형에게 금융공학에 흥미가 있다고 상담을 했죠. 그러자 한 번 공부해보라며 Shreve라는 사람이 쓴 교과서를 건넸어요. 그걸 독파하는데 꽤나 고생을 했지만, 그러면서도 제가 이 분야를 한 번 공부해볼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어쩌면 이것도 UFEA에 지원하게 된 계기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네요.
Q5-1. 수학 전공이 UFEA 활동에 어떤 방식으로 도움이 되었는지도 공유해주실 수 있을까요?
제가 수학을 잘 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내용 이해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특히나 전공 공부를 하면서 수식 전개를 line-by-line으로 직접 해보곤 하는데, 금융공학 공부를 할 때도 그 습관을 되도록 유지하려고 해요. 개인적으로, 글 형식으로 쓰여진 설명들 중 일부는 그 수식을 말로 풀어서 말한 것이라 느껴져요. 금융공학이라는 건 그 목적 자체가 계산에 초점을 맞춘 것이니, 수리적인 전개나 계산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재밌는 부분이, UFEA 활동이 수학 실력에도 도움이 됩니다. 금융공학이 수리적으로 워낙 어렵다 보니까 다음 줄로 넘어가는 것 자체에 상당 시간을 할애하곤 해요.
Q6.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 중이시거나 계획하고 계신 방향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가장 하고 싶은 직무는 계량리스크 직무에요. 저는 몇 년이 지나도 계속해서 배워가야 하고, 또 그 과정이 즐거운 일을 하고 싶어요. 이 직무는 금융공학 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경제에 대한 시각, 통계적인 모델링, 실질적인 컴퓨팅 등 여러 분야의 지식을 높은 수준으로 동시에 요구하고, 그렇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는 직무인 것 같아요. 혹은 보험사 내 ALM 관리 직무를 하는 것도 크게 관심이 있어요.
Q7. 40기 유피아는 어떤 분들이 오면 좋을 것 같나요?
일단 꾸준히 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이 분야, 이 학회의 활동은 지금 당장 똑똑하기보다도, 조금씩 지식을 쌓아가면서 완성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회 내 선배 분들과 만나면서 느낀 건, 오래하면 결국 여러분들이 목표하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하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잘 수용할 수 있는 거에요. 금융공학은 경제 및 금융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수리적인 이해가 필요하며, 실질적으로 컴퓨팅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요. 당연히 모든 식견을 동시에 가진다는 건 어려운 일이고, 이를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실제로 이 학회에 들어오시게 되면 다양한 배경의 학회원들을 만나시게 될 텐데, 다른 학회원들에게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를 이해하고, 본인의 것으로 만들 정도로 생각이 유연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네요.
Q8. UFEA 지원을 망설이는 후배들을 마주한다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물론 금융공학은 어려운 주제인 것 같아요. 학회에 투자하는 시간도 많습니다. 그렇기에 저희 학회에서 활동하는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역량을 빠른 시간 내로 끌어올려주는 것 같아요. 제가 근래 했던 행동들 중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들은 모두 ‘무언가 하지 않아서’였어요. ‘보기에 어려워서, 여태껏 해온 것이 아니어서’와 같은 이유로 주저했던 기간이 있었는데, 돌이켜보면 실패를 거하게 해서라도 시도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저희 학회에 관심이 어느 정도라도 있으시다면 지원하셨으면 좋겠어요.
나에게 UFEA란?
새로운 원동력이라 할까요? 학회가 저를 많이 바꾸어주었던 것 같아요. 실은 학회 들어오기 전에 매너리즘에 빠져 있었어요. ‘내가 배울 게 더 있나?’라는 착각도 해봤던 것 같아요. 지금 저도 금융공학에 대해 모르는 것들이 너무 많고요, 그래서 요새는 공부하는 동기부여를 크게 얻게 된 것 같아요. 학회에 가면 금융 얘기도 많이 할 수 있고요. 이번 학기에도 다양한 신입 회원분들이 오셔서, 같이 대화를 나눌 생각에 설레고 그럽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