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EA를 만나다 | Interview] EP24: 39기 이해린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42대 총무를 맡은 서울시립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이해린입니다.
Q2. UFEA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던 계기, 혹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미 자기소개 첫 줄에서부터 흔치 않은 계기로 지원했을 거라는 느낌을 받으셨을 것 같아요. 사회복지와 금융공학, 그 둘을 이어주는 접점은 없어 보이니까요.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어쩌다 제가 여기까지 왔는지, 그 길고 복잡한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합니다.
시작은 고등학교 이야기부터 해야 하긴 해요. 그렇지만 제 일대기가 궁금하신 건 아닐 테니 최대한 간추려 보자면, 저는 사실 자연 계열로 입시 준비를 하던 학생이었습니다. 자연 계열로 수능을 보고 ‘사회복지’학과라니, 이해가 잘 안 가시죠? 학창 시절 내내 희망했던 진로에 대해 끝내 부모님 반대를 이기지 못하고, 반항 차원에서 서울로 대학에 가기 위해 성적 맞춰 지원한 곳이 바로 지금의 학교입니다.
그렇게 서울에 올라와서 꿈도, 목표도 없이 멍한 나날들을 보냈습니다. 꿈이 없으니 수강 신청하기도 어렵더라고요. 그저 원하는 시간대에 자리 남는 교양 과목을 찾다가 우연히 회계 과목을 수강했어요. 회계가 뭔지, 기업이 뭔지,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아무것도 모른 채 그저 고등학생 때의 관성으로 수업을 열심히 들었어요. 과제랑 시험공부도 열심히 했고요. 그랬더니 그냥,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모두 만점을 받고 1등을 했더라고요. 아직 고등학생의 티를 벗지 못했을 때라서, 공부했으니 당연한 귀결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어렸죠. (웃음) 그리고 그때 교수님께서 진지하게 회계사 시험을 고민해 보라고 조언해 주셨어요. 그래서 또 그렇구나, 하고 회계사 시험을 ‘준비하기 위한 준비생’이 되었어요. 그러니까 그냥, 나는 회계사 시험 준비할 거다, 라고 얘기하고 다니는 학생이었죠. 경제 뉴스 열심히 보고, 회계 수업 챙겨 듣고, 뭐 그 정도만 했어요.
그렇게 하고 또 1년, 2년 살면서 세상 사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문득 이런 고민이 들었어요. 나는 회계학 자체가 좋은 걸까, 아니면 회계로 바라보는 세상이 더 선명해서 회계 공부를 한 걸까. 후자일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더 짙었어요. 아무래도 회계학 자체가 좋다기보다는 회계학을 알기 때문에 똑같은 경제 시사 이야기를 들어도 보이는 게 다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회계가 아닌 다른 공부를 해봐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때 선택한 곳이 바로 UFEA입니다.
그러면 왜 회계에서 ‘금융공학’으로 넘어왔는지를 설명해야 할 차례네요. 이건 제가 평상시에 던졌던 질문들의 공통점을 찾아왔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재무 수업을 들으면서 현금흐름할인모형을 간단하게만 배웠었는데, 그때 교수님께서 할인율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하고 그 숫자를 공식에 넣어 계산한 다음 결과를 설명하라고 하셨어요. 근데 저는 계속, “할인율은 누가 정했는데?”가 더 궁금한 거예요. 그와 비슷하게, 자취방을 구하면서 월세 보증금 대출을 받으려고 했는데, 왜 기관마다 대출 금리가 다른 건지 궁금했어요. 이런 부류의 질문은 금융공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금융공학을 공부하고 어디로 취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공부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지원했습니다.
그러니까 정리해 보자면, 도착지를 설정하지 않고 먼바다로 배를 띄워 한참을 물 위에서 헤매다가, 가보고 싶은 곳이 생겨서 지금 막 돛의 방향을 바꾼 참이었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때의 목적지가 UFEA였고 지금은 또 방향은 유지한 채 더 먼 곳을 향해 나아가려 합니다.
Q3. UFEA 활동을 하며 가장 만족스러웠던,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얼마든지 부딪히고 넘어지는 연습을 할 수 있는 학회라는 점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사실 금융이라는 게, 저는 한 가지 ‘정답’만이 존재하는 분야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단적인 예시로 왜 지금 채권 가격이 내려가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지의 질문을 받았다고 했을 때 그것의 ‘정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의견이 ‘모인’ 지점만 있을 뿐이죠.
실제로 세미나를 진행해 보면 주로 결론을 내기까지의 과정이 그런 것 같아요. 누군가 질문을 던졌을 때 의견이 있는 사람이 먼저 자유롭게 발언하고, 그것에 동의하든 그렇지 못하든 간에 다음 사람도 의견을 내고, 서로 이게 틀렸네, 저게 맞았네, 얘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다수가 동의하는 결론을 찾게 됩니다. 더 이상 아무도 그 결론에 반박할 수 없을 때 우리는 그것을 정답이라 생각하고 다음 질문을 이어 나가죠. 언젠가 그 결론이 틀렸다고 다시 깨달을 때까지 앞서 내린 결론을 바탕으로 다음 논의를 진행하는 거예요.
이렇듯 어떤 이슈에 대해 자신의 뷰가 있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피력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수많은 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그만큼 ‘말’하는 연습이 필요하겠죠. 내 생각을 정리해 보고, 많은 사람 앞에서도 굴하지 않으며 소리 내어 보고, 반박을 받았을 때 의견을 수정하거나 다시금 강하게 피력하는 연습이 필요할 거예요. 당장 우리가 현업에 있지 않더라도, 사실 면접만 보러 가도 내 생각을 조리 있게 말해야 하는 순간은 언제든 찾아오잖아요. 그리고 그걸로 내 미래가 결정되기도 하고요. UFEA는 다 같이 모여 공부해 보자는 목표로 모였지만, 그런 연습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이 최고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논의를 하는 것에 있어 지식 수준에 대한 차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어요. 물론 많이 알면 얘기할 수 있는 게 더 많으니까 좋긴 하겠죠. 그렇지만 결국은 진도 내에서 논의하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주어진 분량을 충실히 공부해 왔다면 논의에 참여하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또한 오히려 깊게 알지 못하는 사람은 논의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논리적 비약이 없는 주장인지 따져 보기에는 많이 아는 사람보다는 아는 게 적어서 한 단계씩 설명해 줘야 하는 사람이 조금 더 유리했던 것 같다는 거죠. 이건 뭐 개인적인 생각이에요. 다른 동기들에 비해 노베이스로 시작했던 저의 한 학기 활동을 나름대로 의미 있게 생각하기 위한 제 의견입니다. (웃음)
Q3-1. 그럼 UFEA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뭐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얻을 수 있는 의미 혹은 가치도 좋습니다.
UFEA 활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한 이야기는 제 인터뷰뿐만 아니라 앞서 선배님들께서도 다양하고 정확하게 설명해 두셨기 때문에 이번에는 금융공학 노베이스이신 분들을 위한 이점을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UFEA를 통해 압축적인 성장을 경험했습니다. 금융공학이라는 분야는 금융, 경제, 수학, 통계,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학문에 대한 지식이 모두 필요한 분야이다 보니, UFEA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혼자 이 모든 것을 준비하기엔 시간도 오래 걸릴뿐더러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서 막막하게 느껴졌습니다. 또 각 학문을 모두 100% 알아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학문마다 필요한 지식의 깊이도 다르다 보니 그것들을 다 따로 공부할 수는 없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제가 UFEA에 기대했던 바도 빠른 성장이었고, 실제로 이뤄낸 것 같습니다.
다양한 전공 지식이 필요한 학문인 만큼 다양한 전공생들이 한군데 모여 토론하다 보니 서로 부족한 점을 빠르게 메워줄 수 있다는 것이 특히 돋보이는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 전공생들은 경제학에 대한 논의에서, 수학이나 통계 전공생들은 수식에 대한 논의에서, 철학적 논의가 오갈 때는 사회학 전공생이 나서서 다른 학회원들의 지식을 메워주고 새로운 시각을 전해주었습니다. 실제로 가끔은 이론 하나에 대해 전공생이 판서하며 설명해 주기도 했는데, 설명하는 사람은 말하는 연습이 되어서 좋았고 듣는 사람은 필요한 지식을 빠른 시간 안에 습득할 수 있어 좋았죠. 더 궁금한 내용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는 쉬는 시간이나 개인적인 연락을 취해 서적을 추천받기도 하고, 대학원생도 꽤 많다 보니 공부에 대한 고민도 진솔하게 털어놓을 수도 있고요. 사실 어떻게 보면 배움에 목마른 사람들을 위한 교류의 장이 UFEA를 통해 마련된 거죠.
Q4. 주전공이 금융 관련 전공이 아니신데, UFEA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
솔직히 모든 한 걸음, 한 걸음이 어려웠습니다. (웃음) 이해가 끝까지 안 돼서 어렵다기보다는, 이해하려고 애를 쓰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불편함과 답답함, 속상함, 정신적 그리고 체력적 소모를 매주 버티려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처음 공부할 때는 다 그런 순간들을 겪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그 어려움 하나로 포기를 고민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학회는 어차피 최소 1년의 활동 기간을 의무로 두고 있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는 더 잘해야지, 하는 기대와 각오를 다지기에 바빴어요. 오히려 그 모든 괴로움을 버티고 2주, 3주, 그리고 한 달이 지났을 때, 저도 너무 자연스럽게 과거 진도의 내용을 꺼내다 논의에 쓰고 있더라고요. 그때 느끼는 뿌듯함이 더 짜릿하게 느껴졌습니다. 와, 이제 나도 대화가 된다니! 이런 감격을 느낀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 동기 학회원들의 도움 덕분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질문한 내용에 대해 30분, 40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끙끙댄다 한들, 그것에 대해 누구 하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었어요. 저보다도 끈질기게 어디가 이해가 안 가는 건지 물어봐 주고, 더 자세히 설명해 주려고 그림도 그려주고. 나중에 사석에서 이런 제가 답답하거나 주요 논의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냐고 물었는데, 그러자고 모인 학회에서 그런 고민을 왜 하냐 되묻더라고요. 낮아진 자존감이 정답에 흐린 눈을 하게 만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솔직히 UFEA에서 금융공학을 공부할 때 비전공자에 대한 단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답답하고 괴로울 것이라는 점. 그거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걸 버틸 수 있는 의지만 있다면 못 해낼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사실 비전공자인 건 맞지만, 관련 경험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경제학원론이나 재무/회계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Pricing에 대한 논의의 틀 자체는 익숙했고, 교양이긴 했지만 기초 통계학 수업도 들었기 때문에 용어나 맥락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 다 학문적으로는 겉핥기식 공부였지만, 그 정도 경험만 있으면 진도를 따라가는 데 지장은 없을 겁니다. 더 필요한 내용은 질문하면 되니까요. 혹시라도 비전공자라서 고민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기초적인 경험만으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4-1. 그렇다면 금융학 비전공자로서 UFEA에서 공부할 신입회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특히나 비전공자시라면 왜 금융공학을 공부하고 싶은지에 대한 자기 확신이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확신이 여러분들을 끝까지 이끄는 의지와 용기가 될 것입니다.
저도 처음 사회복지학을 선택할 때 점수를 맞춰 지원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이유가 없었습니다. 회계학을 공부하겠다고 결심할 때도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잘 한다고 하길래 선택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계기로 선택하는 것은 동기부여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왜 ‘계속 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신만의 이유가 없기 때문에 틈만 나면 이 길이 맞나, 고민하게 되었죠. 하지만 금융공학을 선택할 때는 달랐습니다. 평소 궁금해하던 이면의 이야기들을 금융공학은 설명해 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답을 찾을 때까지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고, 그리고 해답을 찾았다면 그것은 곧 앞으로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이 될 것이기 때문에 시력을 맞추는 것만큼이나 사소한 조정만 필요할 뿐입니다. 자기 확신이 없는 채로 UFEA에 들어오시면, 그렇지 않아도 낯선 내용을 공부하느라 답답하실 텐데 그 와중에 또 ‘이 길이 맞나’ 고민하시게 되실 겁니다.
우리 비전공자들은 앞으로 이 업계에서 끊임없이 우리의 선택을 소명해야 할 겁니다. UFEA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지금의 전공과 다른 길을 가고자 하는 것에 대한 확실한 이유가 적어도 본인에게는 있어야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앞으로 자신의 발걸음에 거름이 될지, 발목을 잡는 덫이 될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고, 그것이 거름이 된다면 남들이 평가하는 우리의 선택에도 신뢰가 생길 것입니다. 즉 자기 확신이라는 것은 UFEA에 들어오기 위한 준비 단계이기도 하지만, 결국 이 업계를 선택한 우리를 끝까지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금융공학을 공부하는 것, 그리고 UFEA에 지원하는 것에 대한 자기 확신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그동안 자신이 공부했던 관련 과목을 한 번씩은 다시금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인터뷰를 읽고 지원서를 작성하기까지 시간이 결코 길지 않을 텐데요, 그동안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기보다는 그동안 공부한 내용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복기해두는 것이 오히려 더 도움이 될 듯합니다. 특히 비전공자 중 인문 계열 전공자라면 기초 통계학에 대한 복습을 추천합니다.
Q5. 은행 여신팀에서 인턴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UFEA에서 활동하면서 향후 진로에 대한 영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은행 여신팀에서 근무하게 된 배경은 금융공학에 대한 관심보다는 금융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이었습니다. UFEA에 지원하던 때까지만 해도 금융공학은 금융을 공부하는 방법론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은행 여신팀 근무와 UFEA를 통해 금융권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목표로 했습니다.
은행 여신팀에서 일을 배우게 된 더욱 구체적인 계기는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사무직에 대한 직무 적성을 알아보고 싶어서였고, 다른 하나는 여신업무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선행 인터뷰 문항에서 기관마다 대출 금리를 산정하는 방식이 궁금했다고 말씀드렸는데, 아쉽게도 제가 근무한 곳은 여신기획팀이 아니라 여신관리팀이었기에 금리 산정에 대한 내용은 배울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사무직에 대한 적성이 확실히 있다는 것은 확인했기 때문에 이는 제 진로 계획에 참고할 계획입니다.
UFEA 활동을 반 정도 마칠 때까지 사실 금융공학을 활용해 취업할 계획은 없었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나는 할 수 없을 것 같다’라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10주차 이상을 마친 후에는 ‘나도 해보고 싶다’라는 마음이 더 커져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점점 더 금융공학에서 배우는 내용이 흥미롭게 느껴졌고, 특히 구조화 상품을 다루던 주차부터는 조금 더 오래 공부를 해본다면 지금보다 더 매력적인 구조의 상품을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생겼습니다.
더불어 현업에 계신 선배님들의 특강을 통해 다양한 직무를 접해볼 수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금융공학 내용을 다루면서 사무적인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포지션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습니다. 따라서 다음 학기에는 이론적인 공부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실무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도전을 이어 나가려고 합니다.
Q6. 다음 학기 UFEA 활동에서 기대하거나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지난 학기를 먼저 복기해보자면, 사실 한 학기 내내 모두 생소한 내용을 다뤘기 때문에 논의에 참여하기 위해 용어 정리부터 해야만 했던 시간이 많았습니다.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저만의 금융 사전을 만들어서 각 약자를 정리해 둔 적도 있습니다. 그걸 보지 않으면 다른 학회원들이 논의하는 내용을 알아듣기 어려웠거든요. (웃음) 사실 그걸 보고도 남들의 말을 이해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걸렸기에, 그런 버퍼링 때문에 적극적으로 논의에 참여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또한 진도를 따라가기에 벅차 과제를 성실하게 수행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습니다. 정규세미나에서 이론을 최종적으로 정리하고 나면 과제를 통해 복습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는데, ‘내가 뭘 풀 수 있겠어’라는 자조와 ‘일단 진도부터 따라가자’하는 조급함이 섞여 과제를 펼쳐보지도 못했던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다른 학회원들은 과제를 수행하면서 한 발짝 더 성장해 왔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계속 실력 격차가 누적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학기에는 이제 조금은 익숙한 내용을 다루게 될 것이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토론과 과제에 참여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주제 자체는 이전 학기에 이자율 모델을 다뤘던 것과는 달리 다음 학기에는 변동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게 되겠지만 결국 기반에 있는 내용은 같기 때문에 더 향상된 참여도를 보이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또한 다음 학기에는 실습 과제에 대한 분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실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됩니다. 프로그래밍 실력 또한 학회원마다 각기 다를 텐데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모두가 자유로운 분위기 하에서 프로그래밍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다 같이 성장해 나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제 기대를 읽고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으신 분들은 또 한 번 지원을 주저하게 되실 것 같은데요, 프로그래밍 경험이 없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웃음) 그렇지만 결국은 또 스스로의 노력과 동기들의 도움으로 배워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주저하지 마시고 지원하셔서 저랑 같이 기초 문법부터 같이 고민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Q7. 40기 유피아는 어떤 분들이 오면 좋을 것 같나요?
얻어가고 싶은 게 확실하신 분들이 모였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선행 인터뷰 문항에서도 한번 사용했던 말인데요, ‘자기 확신’이 있어야 목표 의식이 생기고 목표가 있으면 보다 선명하고 굵은 학회 생활이 가능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UFEA에서의 활동을 시작하면 여기에 쏟아야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으실 겁니다. 그렇게 쏟아부은 시간이 결코 아까운 시간이 되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소중한 귀결이 되어 돌아갈 수 있도록 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들어오셨으면 좋겠습니다.
Q8. UFEA 지원을 망설이는 후배들을 마주한다면, 어떤 조언을 하고 싶으신가요?
UFEA는 궁극적으로 각자가 만들어 나가는 학회입니다. 누가 옆에서 떠먹여 주지도, 안 먹는다고 밥상을 빼앗아 버리지도 않는, 모든 것이 각자의 자유와 책임으로 결정되는 곳입니다. 결국에는 스스로를 믿고 도전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들의 배경지식, 출신 대학, 전공 학문, 현재의 재학 및 재직 상태 등 그 어떤 것도 여러분의 발목을 잡지 않습니다. 목표, 의지, 용기 이렇게 세 가지가 충족되신다면 지원해 보시고 우리 같이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에게 유피아란?
이런 표현밖에 하지 못하는 제가 부끄럽지만 ‘이게 되네’의 연속인 곳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